[아는기자]“찬성 16명 색출”…비명계 조직적 반발?

2023-02-28 0



[앵커]
Q1. 아는기자 아자, 정치부 김철중 기자 나왔습니다. 어제 체포동의안 표결은 무기명이어서 누가 어떤 결정을 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왜 비명계가 조직적으로 기획 투표를 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거죠?

네, 저희가 대략적으로 분석한 민주당 내 계파 지형을 보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먼저 친명계입니다.

강성 초선 의원 모임인 처럼회, 그리고 현재 이재명 대표 체제 지도부를 포함하면 약 70명 정도 입니다.

반대로 비명계는 40여명인데요.

당내 쓴소리 모임으로 불리는 '민주당의길'이 대표적이고, 그외에도 일부 친문인사,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해당됩니다.

그외 50여명은 친명 비명을 구분하기 어려운 중립으로 보면 되겠습니다.

주목할 점은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이탈표와 비명계 규모입니다.

민주당에서 최대 36표의 이탈표가 나왔다고 보고 있는데, 비명계 숫자와 거의 일치합니다. 

이러다보니 비명계가 똘똘 뭉쳤다는 얘기가 나오는 건데요.

비명계 가운데서도 이 대표 측과 관계 회복의 여지가 없다고 보는 강성 비명계 16명이 체포동의안에 찬성을 던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에 비명계 측에서는 "의원들끼리 공감대가 있었지만, 기획 투표 주장은 너무 나간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Q2.추정이긴 하지만 이 분석대로라면 다음에 검찰이 다시 영장을 청구해서 체포동의안 표결을 한다, 그러면 이 대표가 못 버틸 가능성도 있는 겁니까?

어제 체포동의안은 찬성표가 출석 과반인 149표보다 10표가 적은 139표에 그쳐 부결됐는데요.

어제와 같은 상황이라면 검찰이 또 한번 체포동의안을 보낼경우 10명만 더 찬성하면 가결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특히 무효 11표, 기권 9표에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요.

친명계나 비명계 모두 이 20명의 속내는 사실상 찬성표나 마찬가지로 보고 있습니다.

[이상민 / 더불어민주당 의원(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겉에 나온 숫자는 빙산의 일각이죠. 사실 그 물밑에 있는 얼음 덩어리가 더 크지 않겠습니까? 당의 우려와 걱정을 하는 목소리나 생각들은 상당히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대표가 적절한 해법을 내놓지 않는다면 현재로서는 또 한번의 부결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Q3. 민주당 내에선 실제 계파 갈등이 본격화된 겁니까?

네, 그동안 내부총질이라고 자제해왔던 계파 갈등이 이번 표결 이후 터져 나오는 모양새입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비명계인 윤영찬 의원을 직접 지목해 "어떤 표결을 했는지 당당하게 밝히고 평가받아라"는 글 SNS에 올렸다가 지우기도 했는데요.

계파 갈등은 결국 내년 총선 공천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제 현 부원장은 다음 총선에서 윤 의원의 지역구인 성남 중원을 노리고 있거든요.

비명계는 이런 움직임에 대해 "대선 패배 이후 때처럼 계파를 따져가며 갈라치는 구태를 반복한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습니다.

Q4. 민주당이 이렇게 혼란에 빠졌으니까, 국민의힘은 이번 표결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쥐겠다 이런 의도를 가질 거 같은데, 어떤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까?

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을 갈라치기를 하고 있는데요.

이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탄압이 아닌 개인비리라고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이탈표심은 양식이 있다며 추켜세웠습니다.

[주호영 / 국민의힘 원내대표]
"반란표가 아니고 양심표 혹은 양식표라고 저는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양심과 양식이 있는 분들이 소신을 가지고 한 것인데 그것을 반란표라고 해서 되겠습니까."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분당도 거론했는데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름방학이 오기 전에 이 대표가 감옥에 갈 것"이라며 "민주당은 심리적 분당 상태"라고 표현했습니다.

Q5. 실제 민주당 분당 가능성 있는 겁니까?

지금 시점을 기준으로 말씀드리자면 가능성이 높지는 않습니다.

친명계와 비명계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와 거취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긴 하지만요.

정작 양쪽 모두 당을 떠나거나 당이 쪼개진 상태에서 총선을 치를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과거 국민의당 등 분당을 했을 때 총선에서 참패했던 트라우마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인데요.

한 민주당 관계자는 "어차피 겪을 분란이었고, 총선에 닥쳐서 겪는 것보다 지금 내홍을 겪는게 낫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Q6. 가장 곤혹스러운 건 이재명 대표일텐데, 지금 상황에서 예상되는 다음 스텝은 어떤 겁니까?

일단 이 대표는 최대한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오늘 공개 행사에서도 기자들이 비명계를 달랠 해법에 대해 수 차례 물었지만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대표님 소통방식 어떻게 하실건지 얘기나오는데 생각하고 계신거 있으세요?..."

당 지도부는어제 본회 의 이후 긴급 지도부 만찬, 그리고 오늘 고위전략회의를 잇따라 열며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데요.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이번 일이 당의 혼란과 갈등 계기가 되어서는 안된다”며 강성지지층의 색출 작업을 만류했습니다.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당장 당 대표 사퇴나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기 보다는 당분간 중도나 온건 비명계와의 소통을 통해 달래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